기획이슈

플랫폼에서 목적과 위험으로:
유전체 시대 유전자검사 목적별 범주 분류의 새로운 기준

Notable Research 임상지침
'예측’이라는 이름의 함정과 책임: 유전자검사 범주1·범주2 분류 지침과 위험 비례 관리 인프라
박경선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서면평가위원장
경희의대
1. 서론: 법적 범주와 실무 기준 사이의 간극

유전자검사 목적별 범주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2020년 12월 29일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49조 제2항에 질병의 진단 및 치료(범주1), 질병의 예측(범주2), 영양·생활습관 및 신체적 특징에 따른 질병의 예방(범주3), 유전적 혈통(범주4), 개인식별 및 친자확인(범주5)의 다섯 범주로 규정된 이후, 국내 유전자검사기관의 신고와 관리 체계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 틀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 다섯 범주는 처음부터 검사실 실무를 충분히 반영하여 설계된 기술적 분류라기보다는, 유전자검사기관의 신고와 관리를 위한 개념적·행정적 분류에 가까웠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행정적 범주가 단순히 신고 서식 상의 항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6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유전자검사기관은 검사 목적별 유전자검사항목의 적절성에 대한 숙련도평가를 받아야 하며, 서면평가 단계에서 각 검사항목이 법률상 목적별 범주에 맞게 적절하게 신고되었는지가 검토된다. 실무적으로 이는 모든 유전자검사기관이 자신의 검사항목을 목적별 범주 기준에 따라 일괄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뜻이며, 목적별 범주 분류가 질병관리청 신고,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의 숙련도평가, 검사기관의 시설·인력 요건, 결과 해석의 책임 범위까지 직결되는 관리 체계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에서 유전자검사 목적별 범주 분류 지침서를 발간하여(공공누리 발간등록번호 11-1352000-100638-14) 법적·행정적 분류를 공식 지침이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실제 유전자검사기관·임상검사실·평가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실무 기준으로 재구성하고, 특히 범주1(질병의 진단 및 치료)과 범주2(질병의 예측)의 경계가 유전자검사의 임상적 책임 및 품질관리 요구 수준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제시하였다.

2. 왜 실무적 분류 기준이 필요한가

과거 유전자검사는 특정 유전자 또는 특정 변이를 확인하는 검사, 즉 표적 유전자검사(targeted genetic testing), 염기서열 위치 특이 검사(locus-specific testing), 유전자 특이 검사(gene-specific testing)가 중심이었으며, 이 시기에는 검사기술과 검사목적이 거의 일대일로 대응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현재 임상현장에서는 전장엑솜염기서열분석(whole exome sequencing, WES),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 다양한 설계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 패널(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panel), 염색체마이크로어레이(chromosomal microarray, CMA), 단일염기다형성 마이크로어레이(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array, SNP array) 등 포괄적 유전체 분석 기법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하나의 검사 플랫폼이 희귀 단일유전자질환 진단과 유전성 종양 증후군 진단에 사용되는 동시에, 산정특례 인정 및 항암제 선택을 위한 종양 유전체검사, 약물유전체(pharmacogenomics) 해석, 난임·산전 상황에서의 보인자검사(carrier screening),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를 이용한 질환 위험도 예측까지 매우 이질적인 목적을 아우르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같은 기술 기반 검사라 하더라도 실제 표적과 해석 프레임, 결과가 연결되는 임상 의사결정 경로에 따라 검사 목적과 위험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동일한 기술 플랫폼이 서로 다른 임상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상황에서,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인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인지, 생어염기서열분석(Sanger sequencing)인지 전장엑솜분석(whole exome sequencing, WES)인지 전장유전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인지”와 같은 기술적 구분만으로 검사 목적별 범주를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어떤 검사든 그 목적을 판단할 때에는 해당 검사가 실제로 무엇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지, 어떤 해석 기준과 프레임을 적용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임상 의사결정—예컨대 진단 확정, 치료제 선택, 가족검사 시행, 생식 의사결정, 예방적 감시—과 연결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유전자검사는 일반적인 혈액·생화학검사와는 시간 축과 정보의 성격 측면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생식세포(germline) 변이 검사는 한 번 확인되면 개인의 생애 전반에 걸쳐 유지되는 고정된 정보이며, 미국의학유전·유전체학회(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와 분자병리학회(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AMP)가 제시한 변이 해석 기준과 임상유전체자원(Clinical Genome Resource, ClinGen) 등 전문가 컨소시엄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클린바(ClinVar), 온라인 멘델유전질환 목록(Online Mendelian Inheritance in Man, OMIM)과 같은 공공 데이터베이스의 업데이트에 따라 장기적인 재해석과 재보고가 가능하다. 반면 종양 유전자검사나 혈장 유리 DNA(circulating cell-free DNA, cfDNA)를 활용한 검사, 최소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모니터링 검사는 질병 경과와 치료 반응, MRD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와 같은 통계 기반 지표는 모델을 구성하는 변이 목록, 효과 크기(effect size) 가중치, 참조 집단의 인구학적·유전적 특성에 따라 해석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유전자검사 범주 분류의 궁극적 목적은 단지 행정적인 분류 항목을 정리하는 데 있지 않고, 검사 목적에 따른 위험 수준에 비례하여 안전성, 정확성, 윤리성, 전문성에 대한 요구 수준을 달리 적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직접 연관되는 검사는 높은 수준의 전문 인력과 체계적인 변이 해석, 엄격한 품질관리, 적절한 의료전문가 개입이 필수적이며, 통계적 위험도나 건강관리 참고 정보를 제공하는 검사는 그 성격과 근거 수준에 맞는 별도의 관리 강도와 해석·상담 체계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이 발간한 「유전자검사 목적별 범주 분류 지침」이 제시하는 목적별 범주 체계는 결국 이러한 위험 비례적(risk-proportionate) 관리 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핵심 쟁점: 범주1과 범주2의 경계

목적별 범주 분류에서 가장 중요한 실무적 쟁점은 범주1과 범주2의 경계이다. 범주1은 “질병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유전자검사”이고, 범주2는 “질병의 예측을 위한 유전자검사”이다. 두 범주는 모두 질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검사 결과가 질병의 존재 여부와 원인 규명, 치료 가능성, 가족검사, 생식 의사결정, 예방적 의료 개입 등 실질적인 의료행위에 직접 연결되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지침은 범주1과 범주2의 구분이 행정적 편의가 아니라 유전자검사 체계 전체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라고 설명하면서, 범주1을 “목적 기반” 분류체계의 원칙에 따라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직접 연계되는 의료행위에 활용되는 검사로 정의한다. 반대로 범주2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되 현재의 과학적·의학적·임상적 근거 수준과 진료지침·보험·규제 체계에서 볼 때 진단·치료와 직접 연결되는 실질적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고, 주로 통계적 위험도나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검사에 해당한다.

4. “‘예측’이라는 명칭으로 진단적 검사를 축소할 수 없다”

범주 1과 범주 2의 경계를 논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검사명이나 결과보고서에 “예측”이나 “위험도”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고 해서 그 검사가 자동으로 범주 2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핵심은 해당 검사 결과가 표준 진료 체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임상적 개입 경로를 열어주는지이다. 질환 관련 변이 가운데 ‘병원성(pathogenic)’ 또는 ‘병원성 가능성 높음(likely pathogenic)’으로 분류된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검사는, 검사 대상이 환자이든 환자 가족이든, 무증상 성인이든, 산전 진단 대상이든, 신생아이든 상관없이 질병의 원인 변이 존재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검사에 해당한다. 이는 단순히 통계적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추정하는 예측검사가 아니라, 미국의학유전·유전체학회(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와 분자병리학회(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AMP), 임상유전체자원(Clinical Genome Resource, ClinGen)이 제시하는 표준화된 변이 해석 기준에 근거하여 질병과 직접 관련된 변이를 확인하는 검사이며, 본질적으로 진단적 성격을 가진다.

종양 억제 유전자 TP53에서 병원성 변이가 확인된 경우를 예로 들면, 이를 단순히 “유방암 위험도가 높다”는 식의 예측 정보로만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실제 임상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Fraumeni syndrome)의 진단 가능성을 제기하고, 해당 환자 및 가족에 대한 연쇄 유전검사(cascade genetic testing), 유방암·육종·뇌종양·부신피질암 등 고위험 암종에 대한 장기적 감시(surveillance)와 예방적 의료 개입으로 직결된다. 이러한 검사를 “유방암 예측 검사”라는 목적만으로 신고하거나, 결과보고서에서 해석 범위를 위험도 예측 정보로 축소하는 것은 검사가 표준 진료 체계에서 갖는 의미를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

보인자검사(carrier screening)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상염색체 열성 질환이나 X-연관 질환에서 무증상 이형접합자를 확인하는 검사는 대개 건강한 성인이나 배우자 쌍, 신생아를 대상으로 시행되지만, 그 결과는 이후의 생식 의사결정, 배우자·가족에 대한 추가 검사, 착상전 유전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또는 산전검사 선택과 직접 연결된다. 지침은 보인자검사가 발병 가능성 평가와 생식 의사결정 개입을 수반하기 때문에 단순한 예측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진단 기능을 수행한다고 정리하고 있으며, 특히 상염색체 우성 질환에서 병원성 변이를 건강인에게서 확인하는 경우에는 “보인자”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고, 질환 진단 또는 질환 소인 확인 검사와 동일한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결국 범주 1과 범주 2의 경계를 나눌 때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검사명에 어떤 단어가 쓰였느냐가 아니라, 해당 검사 결과가 실제로 질환의 진단과 치료, 예방적 의료 개입, 생식 의사결정, 가족검사 등 어떤 구체적인 임상 행위와 연결되는지 여부이다. 다시 말해, “예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원인 변이 확인 검사나 보인자검사와 같이 본질적으로 진단적 의미를 갖는 검사를 범주 2로 축소하는 일은 피해야 하며, 각 검사가 표준 진료 체계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따라 범주 1과 범주 2를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

5. 범주1 해당성 판단 기준

범주 1은 건강보험에 등재된 검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침은 범주 1에 해당할 수 있는 검사 유형으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또는 선별급여에 해당하는 유전자검사, 배아 또는 태아를 대상으로 시행 가능한 유전질환 검사, 신의료기술 또는 혁신의료기술에 해당하는 유전자검사, 예방진료 목적의 유전자검사, 그리고 질병의 진단 및 치료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의료행위 여부 평가 기준에서 근거가 확인되는 유전자검사를 제시한다.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마지막 항목으로, 해당 검사가 이미 건강보험이나 신의료기술 평가 등 제도권에 편입되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결과보고서에서 제공되는 해석이 과학적·의학적·표준적 근거에 기초하여 질병의 진단 또는 치료 결정에 직접 활용된다면 범주 1 해당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참조할 수 있는 외부 근거로는 생식세포 단일염기변이(single nucleotide variant, SNV) 해석에 적용되는 미국의학유전·유전체학회(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와 분자병리학회(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AMP), 임상유전체자원(Clinical Genome Resource, ClinGen)의 공동 기준, 염색체 수·구조 이상과 같은 체성 염색체수 변이(copy number variant, CNV) 해석을 위한 ACMG/ClinGen CNV 기준, 체세포(somatic) 변이 해석에 사용되는 분자병리학회(AMP)·미국임상의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미국병리학회(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s, CAP)의 4단계 분류 체계와 ClinGen·암유전체콘소시엄(Cancer Genomics Consortium, CGC)·변이해석암컨소시엄(Variant Interpretation for Cancer Consortium, VICC)의 체세포 변이 분류가 포함된다. 약물유전체(pharmacogenomics) 해석에서는 약물유전체지식기반(Pharmacogenomics Knowledge Base, PharmGKB)이 제시하는 약물-유전자-임상효과(level of evidence) 체계가 주요 근거로 활용된다.

지침은 또한 보인자검사와 질환 소인 검사 영역에서 미국의학유전·유전체학회(ACMG)의 보인자검사 권고(carrier screening guideline),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의 제2등급 체외진단기기(in vitro diagnostic device, IVD) 분류 및 510(k) 사전시장 신고(special controls) 체계, 유럽연합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In Vitro Diagnostic Medical Devices Regulation, IVDR, Regulation (EU) 2017/746) 등을 참고 사례로 언급한다. 이는 국내 목적별 범주 분류가 국내 보험·허가 제도에만 머물지 않고, 국제적으로 축적된 임상 유효성과 규제 근거와도 조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범주 1 해당성의 핵심은 “보험 등재 여부”가 아니라, 해당 유전자검사가 과학적·의학적·임상적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실제 진단·치료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의료행위에 활용되고 있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6. 범주2의 위치: 질병을 다루지만 진단·치료 검사로 보기 어려운 영역

범주 2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지만, 아직 범주 1로 분류될 만큼 진단 또는 치료와 직접 연결되는 검사로 보기는 어려운 영역이다. 대표적으로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과 특정 질환 간의 연관성을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에 기초해 제시하는 통계 기반 위험 예측 검사나, 여러 유전변이의 효과를 통합해 개별 질환의 위험도를 수치화하는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기반 검사, 그리고 일부 연구에서 질병 또는 건강 상태와의 잠재적 연관성이 보고되었지만 임상진료지침·건강보험·규제 체계에서 진단·치료 결정에 직접 반영될 정도로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검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검사는 질병과의 관련성을 다루지만, 현재까지는 주로 “위험도 정보” 수준에 머물러 있고, 표준 진료 체계에서 진단 확정이나 치료 전략 변경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범주 2가 고정된 “낮은 단계”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지침은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 과학적·의학적·임상적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거나, 공신력 있는 전문가 단체와 데이터베이스가 제시하는 기준·지침(예를 들어 임상유전체자원(ClinGen), 주요 전문학회 진료지침 등)에서 해당 검사 결과가 진단·치료와 연관된 실질적인 의료행위를 수반한다는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는 경우, 기존에 범주 2로 분류되던 검사라도 범주 1 유전자검사로 재분류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포지단백 E(apolipoprotein E, APOE) 유전형검사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초기에는 주로 질병 위험도를 제시하는 예측 검사로 활용되었으나, 임상 근거와 진료지침이 축적되면서 특정 상황에서 진단·예후 평가·관리 전략 수립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검사로 위치가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범주 2는 근거 수준과 임상적 활용 경로에 따라 범주 1으로 이동 가능한 “과도기적” 영역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새로운 연구 결과와 메타분석, 국제·국내 임상진료지침 개정, 건강보험 등재와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신약·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과 유럽연합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In Vitro Diagnostic Medical Devices Regulation, IVDR, Regulation (EU) 2017/746)에 따른 규제 승인 등이 축적될수록, 특정 유전자검사는 더 이상 단순 예측검사가 아니라 질병의 진단·치료 결정과 직접 연계되는 검사로 재평가될 수 있다. 목적별 범주 분류는 이러한 근거의 축적과 임상적 활용 변화에 맞추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범주 2에 속한 검사 중 어느 시점에서 범주 1으로 옮겨야 할지를 지속적으로 재검토하는 동적인 관리 체계로 운영되어야 한다.

7. 검사대상자의 증상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의 임상적 의미

범주 1과 범주 2를 구분할 때 검사대상자가 환자인지 일반인인지, 증상이 있는지 여부는 흔히 먼저 떠올리는 기준이지만, 지침은 이러한 요소를 “참고 정보”로만 다루며 결정적 기준으로 보지 않는다.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검사라도 그 결과가 질병 존재 가능성 평가, 가족 내 원인 변이 확인, 향후 암 감시와 예방적 수술, 생식 의사결정, 가족검사(cascade testing)와 직접 연결된다면, 이는 예측 정보 제공을 넘어 진단·치료 목적의 검사로서 범주 1에 해당할 수 있다. 유전성 종양 증후군 관련 병원성(pathogenic) 변이 검사는 무증상 가족에게 시행되더라도, 가족 내 원인 변이를 확인한 이후 고위험 암종에 대한 감시, 예방적 수술 또는 약물 예방, 추가 가족검사로 이어지는 것이 표준 진료 경로이므로, 단순한 위험도 예측 검사로 축소해 범주 2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침에서 강조된다.

반대로 특정 질환에 대한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기반 위험도 평가처럼 질병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현재 표준 진료에서 진단 확정이나 치료 방침을 직접 바꾸는 데 사용될 만큼 과학적·의학적·임상적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는 범주 2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환자 대상 검사냐, 무증상자 대상 검사냐”가 아니라, 해당 검사 결과가 실제로 진단·치료·예방·생식 의사결정 등의 구체적인 의료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범주 1과 범주 2의 핵심 경계라는 것이다.

이처럼 목적별 범주 분류는 검사대상자의 특성 자체보다, 검사 결과의 해석 수준과 그 해석을 바탕으로 어떤 임상적 개입 경로가 열리는지를 중심축으로 판단해야 한다. 검사 항목의 선정과 패널 구성은 각 검사실의 기술적·전문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그 패널에 포함된 항목이 표준 진료 체계에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 검사 목적을 “예측”으로만 신고하거나 결과 해석 범위를 위험도 정보로 축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수검자와 임상의에게 결과의 성격을 혼동하게 만들고, 환자 안전과 임상 의사결정의 적정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결과 해석에 대한 책임 주체와 오류 발생 시 대응 체계마저 불명확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8. 범주 분류와 숙련도평가의 연결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의 숙련도평가에서 중요한 쟁점은 검사실이 유전자검사 결과를 정확하게 산출하는가에만 있지 않다. 유전자검사 결과를 미국의학유전·유전체학회(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분자병리학회(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AMP)·임상유전체자원(Clinical Genome Resource, ClinGen), 분자병리학회·미국임상의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미국병리학회(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s, CAP), ClinGen·암유전체콘소시엄(Cancer Genomics Consortium, CGC)·변이해석암컨소시엄(Variant Interpretation for Cancer Consortium, VICC), 약물유전체지식기반(Pharmacogenomics Knowledge Base, PharmGKB) 등에서 제시하는 표준적인 해석 방법과 지표에 따라 객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해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해당 검사실이 책임 주체와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도 핵심 평가 요소에 포함된다. 이는 지침이 제시하는 목적별 범주 분류가 단순히 신고 서류에 기재하는 행정적 구분이 아니라, 각 범주에 따라 요구되는 전문성·품질관리 수준과 책임 범위를 구분하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범주 1 검사를 시행하는 기관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보고하는 만큼, 변이 해석 역량과 결과보고서 작성 능력, 임상적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체계, 장기적인 재해석과 추적 관리, 오류 발생 시 정정과 재통보 및 수검자 보호 조치, 유전상담 진료 또는 관련 의료전문가와의 연계까지 전 주기에 걸친 관리·책임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범주 2 검사를 시행하는 기관 역시 질병 예측 정보를 다루는 만큼, 통계적 위험도와 의학적 의미를 과장되게 해석하거나 수검자가 이를 확정적인 진단 정보로 오인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와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에 기반한 결과가 가지는 한계와 불확실성을 수검자에게 명확히 설명할 책임이 있다. 범주 3 검사는 직접의뢰유전자검사(direct-to-consumer, DTC) 인증 체계 안에서 건강관리 목적 서비스로 제공되는 만큼, 생활습관·영양·체질 관련 정보가 질병 진단이나 치료 정보로 과도하게 해석되지 않도록 제도 설계와 정보 제공 방식 전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목적별 범주 분류는 검사기관의 역량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며, 범주가 불명확하게 적용되면 평가가 왜곡되고 기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동시에 수검자는 검사 결과를 과도하게 의학적 진단처럼 오해하거나, 반대로 실제로는 진단·치료와 직접 관련된 정보를 단순한 예측 정보로만 인식해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놓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목적별 범주를 정확히 적용하는 일은 수검자 보호와 임상적 신뢰성 확보, 검사기관 책임성 강화를 위한 필수 전제라고 할 수 있다.

9. 범주3은 별도 DTC 인증 체계에서 판단되는 영역

범주3은 영양, 생활습관 및 신체적 특징에 따른 질병 예방을 위한 유전자검사로 정의되며, 실무적으로는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운영하는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항목 신청 및 인증 체계와 직접 연결된다. 지침은 범주3 유전자검사항목의 구체적인 적절성 검토 기준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위한 항목 신청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범주3는 범주 1·2와 동일한 논리 구조 안에서 질병 진단·예측 검사의 경계를 논할 대상이라기보다는, 건강관리 목적의 DTC 서비스로서 별도의 인증 및 관리 체계에서 판단되는 영역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때 실무적으로 중요한 원칙은, 특정 검사가 DTC 인증 체계에서 범주3 항목으로 허용되지 않았다면 질병 또는 질병 위험과 관련된 유전정보를 제공하는 검사는 원칙적으로 범주1 또는 범주2의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칙을 명확히 할 때 범주2가 범주3와 혼재되어 해석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질병을 대상으로 한 예측 검사는 어디까지나 의료체계 안에서 관리되어야 함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범주2는 건강관리 목적 DTC 검사가 아니라 질병을 대상으로 한 예측 검사이되, 아직 진단·치료와 직접 연결될 만큼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영역이라는 점에서 범주1·3과 구별된다.

10. 목적 기반, 위험 비례 관리 체계로의 전환

유전자검사 목적별 범주 분류 기준의 핵심은 검사 플랫폼 중심의 분류에서, 검사 목적과 위험 수준에 따른 목적 기반·위험 비례적 분류로 전환하는 데 있다.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인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인지, 생어염기서열분석(Sanger sequencing)인지,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인지와 같은 기술적 차이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검사 범주를 결정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검사가 어떤 유전정보를 대상으로 하고, 결과보고서가 어떤 수준의 해석을 제공하며, 그 결과가 질병의 진단·치료·예방, 생식 의사결정, 가족검사, 연구 참여 권고 등 구체적인 의료행위 또는 의사결정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범주 1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직접 연계되는 유전자검사, 범주 2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지만 아직 진단·치료와 직접 연결되는 실질적 의료행위로 보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예측 검사, 범주 3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직접의뢰유전자검사(direct-to-consumer, DTC) 인증 체계에서 별도로 판단되는 건강관리 목적 검사로 정리할 수 있다. 지침의 의의는 법률상 5개 범주를 반복 설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규칙 제46조의2 제1항이 제시한 개념적·행정적 범주를 실제 유전자검사기관, 임상검사실, 평가기관이 적용할 수 있는 실무 기준으로 구체화했다는 데 있다. 특히 범주 1과 범주 2의 경계는 유전자검사가 표준 진료 체계 안에서 어떤 임상적 책임 범위를 가지는지, 결과 해석 수준과 품질관리 요구 수준을 어디까지로 설정해야 하는지, 오류 발생 시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다.

앞으로 전장엑솜염기서열분석(whole exome sequencing, WES), WGS, 다양한 설계의 NGS 패널,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암 유전체검사, 약물유전체검사, 인공지능(AI) 기반 변이 해석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등장할수록, 지침이 제시하는 목적별 범주 분류 기준은 고정된 행정 문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활용성, 건강보험과 신의료기술평가, 국내외 규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살아 있는” 기준으로 운용되어야 하며,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유전자검사 전 주기 관리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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